♥사각편지♥

★ 큐-피트 ★ 2010. 4. 14. 05:28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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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꽃

- 이육사(1904∼1944)

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
비 한방울 나리잖는 그때에도
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

내 목숨을 꾸며 쉬임 없는 날이여
북쪽 쓴드라에도

 찬 새벽은
눈속 깊이 꽃 맹아리가 옴자거려
제비떼 까맣게 날아오길 기다리나니

마침내 저바리지 못할 약속이여
바람결 따라 타오르는 꽃성(城)에는

나비처럼 취하는 회상의 무리들아
오늘 내 여기서 너를 불러 보노라

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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